상가집 인사말 문상예절 지켜요
죽은 사람의 장례를 치르는 집을 상가집이라고 합니다.
요즘은 흔히 병원 장례식장에서 장례를 치르는 경우가 많아
장례식장이 상가집인 격이 되었는데요
이렇게 상가집에 조문(=문상)을 가게 되었을 때
고인의 죽음을 슬퍼하는 뜻을 드러내며
상주를 위로하기 위해 어떤 말을 건네야 할 지 몰라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상가집 인사말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문상할 때 고인에게 재배하고 상주에게 절을 한 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전통적인 예의입니다만
상황에 따라
어떤 말이라도 건네야 할 것 같은
경우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문상예절을 바로 알고 있는다면
잘못된 실수로 슬픔에 빠져 있는 상주에게
더 큰 상처를 남길 일은 없겠지요.
수년 전 부산경남방송 KNN에서 문상예절에 대해
전통예절캠페인을 진행한 적 있었는데요
"힘들겠지만 기운 내. 이 정도면 호상이야"
이 장면이 딱 떠오르네요
'호상'이란 복을 누리고 오래 산 사람의 상사를 뜻하는 좋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상주에게 부모님의 죽음이 '호상'이라는 단어로 비유될 순 없겠죠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을 뻔 한 장면이었습니다.
그럼, 상황에 따라 우리는 상주에게 어떤 인사말을 건네는 것이 옳을까요?
#부모의 상#
-상사에 얼마나 애통하십니까
-친환으로 그토록 초민하시더니 이렇게 상을 당하시어 얼마나 망극하십니까
-환중이시라는 소식을 듣고도 찾아뵙지 못하여 죄송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그토록 효성을 다하셨는데도 춘추가 높으셔서인지 회춘을 못하시고 일을 당하셔서 더욱 애통하시겠습니다
-망극한 일을 당하셔서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망극이란 말은 부모상에만 쓰임
#아내의 상#
-위로할 말씀이 없습니다
-옛말에 고분지통이라 했는데 얼마나 섭섭하십니까
*고분지통: 아내가 죽었을 때 물동이를 두드리며 슬퍼했다는 장자의 고사에서 나온 말
#남편의 상#
-상사에 어떻게 말씀을 여쭐지 모르겠습니다
-천붕지통에 슬픔이 오죽하십니까
-하늘이 무너진다는 말씀이 있는데, 얼마나 애통하십니까
*천붕지통: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아픔이라는 뜻으로 남편이 죽은 슬픔을 이르는 말
#형제의 상#
-백씨 상을 당하셔서 얼마나 비감하십니까
-혈반지통이 오죽하시겠습니까
*혈반지통: 몸의 절반을 베어내는 아픔이란 뜻으로 형제 자매가 죽은 슬픔을 이르는 말
*백씨: 남의 맏형의 높임말
*중씨: 남의 둘째형의 높임말
*계씨: 남의 사내 아우에 대한 높임말
#자녀의 상#
-얼마나 상심하십니까
-참척을 보셔서 얼마나 마음이 아프십니까
-참경을 당하시어 얼마나 비통하십니까
*참척: 자손이 부모나 조부모에 앞서 죽음
*참경: 끔찍하고 참혹한 광경
참, 옛스러운 표현이지요?
요즘 시대에 이런 말을 입 밖으로 건네기도 쉽지 않을 것 같고요.
또한,
유가족을 붙잡고 계속해서 말을 시키는 것은
실례가 됩니다.
그래서 제가 추천하는 상가집 인사말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어설프게 입에 붙지도 않은 말을 더듬더듬 전하기 보다는
두 손으로 지그시 상주의 손을 잡고 아무 말 않는 것만으로도
유가족분들께는 조문인사말이 전해진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악수를 청하는 행동은 삼가야해요)
때론,
침묵이 더 큰 빛을 발휘 할 때가 있는 법.
더 깊은 이야기들과 속내를 담은 위로의 말은
나중에 휴게실에서 길게 나눌 수도 있는 것이지요.
그때, '좋은 곳에 가셨을 겁니다.' 이야기해드리면 되지 않을까요?
재배할 때에는 이왕이면 조문인사말을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대신 눈빛으로 슬픔을 표현하고,
나지막히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하고 나오면 됩니다.
나오시면서 조의금, 부의금을 나누면 되시고요.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에 있습니다.
상가집 인사말도 마찬가지지요.
다음 시간에는 정신없고 슬픈 와중이라도
꼭 챙겨 보내야 하는 부고문자, 조의문자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